목회칼럼

23-11-25 18:55

예쁜 과일대회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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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이 되면 떠 오르는 기억이 하나 있습니다.

어릴 적 교회학교 때 예쁜 과일 드리기 대회가 있었습니다.

흠이 없고 빛깔 좋은 과일을 가져온 아이를 뽑아

선물을 주었습니다.

 

저는 나름 빨갛고 동그란 사과 1개를 골라 제 이름을 붙여 강대상 위에 놓았습니다.

토요일 오후, 추수 감사 장식을 준비하기 위해 전도사님과 선생님들이 예배당에 계셨습니다. 저희 집 2층이 예배당이라 궁금해 올라가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준비한 사과를 눈에 뜨이는 곳에 잘 전시해 놓았습니다.

그때 한 어머니께서 교회 문을 열고 바쁘게 들어오셨습니다.

손에는 과일 바구니가 들려 있었습니다.

매우 분주해 보였습니다. 아마도 멀리 어디를 가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전도사님께 과일 바구니를 전달하면서,

우리 애가 교회에 예쁜 과일을 내야 한다고 하는데, 저희가 바쁘게 어디를 가야 해서 이거 놓고 갈께요

그러고는 황급히 자리를 뜨셨습니다.

그 어머니는 제가 처음 보는 분이셨습니다. 분명 교회 다니는 분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그때 초등 2학년이었는데 대단해 보였습니다.

과일 한 개가 아니라 과일 바구니를 가져오다니!’

 

다음날 예배 후 1등이 발표되었는데 그 아이가 뽑혔습니다.

물론 그 친구는 가족과 함께 어디를 갔는지 교회에 오지 않았습니다.

제 어린 마음에도 그 친구가 1등 된 것이 좋았습니다. 그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과일 바구니여서가 아닙니다. 엄마를 졸라댔던 그 친구의 열정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기왕에 낼 것 과일 바구니를 사 온 엄마의 열성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 마음이 1등입니다.

 

추수감사절이 되면 그때 일이 늘 떠오릅니다.

아마도 하나님께서 과일 한 개 드리는 마음이 아니라 과일 바구니를 드리는 마음이 되라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풍성한 감사가 넘치는 추수 감사 주일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