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비가 내린 뒤로,
꽃들이 한층 생기를 머금었습니다.
철쭉꽃이 흐드러진 길을 걸으며,
올해도 변함없이 봄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최근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 선생님께서 '퇴행성'이라는 말을 꺼내셨습니다.
요즘 들어 부쩍 자주 듣게 되는 단어입니다.
얼마 전 안과에서는
'노안'이라는 진단도 받았습니다.
"눈이 점점 나빠질 겁니다."
"몸이 노화되면 이석증도 자주 올 수 있습니다."
약봉투에 적힌 '만 52세'라는 숫자를 보며,
세월이 생각보다 빠르게 흐르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다 보니,
가끔은 제가 젊다고 착각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순간마다 조용히 현실을 깨닫습니다.
예전에는 쉬는 날이면
아이들과 대천 바다도 가고,
에버랜드도 다녀왔습니다.
지금은 그런 기운이 예전만 못합니다.
몸이 변한 탓인지, 삶의 리듬이 바뀐 탓인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흐르는 시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자신을 받아들이려 합니다.
멀리 떠나는 대신,
가까운 곳에서 더 많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아이들과 집 근처 공원을 거니는 일상에도 은근한 기쁨이 깃듭니다.
이렇게 좋은 봄날, 봄꽃처럼 조용히 피어나는
생명의 힘을 배우고 싶습니다.
조급해하지 않고,
주어진 하루를 감사하며 살아가려 합니다.
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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