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4-10-22 19:17

감사와 누림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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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을 바꿨습니다. 시력이 나빠져 도수를 올렸습니다. 

작년에 노안 진단을 받은 후 눈이 점점 안 좋아집니다. 

가까운 것은 안경을 쓰지 않고는 안보입니다. 

평상시엔 쓰지 않는데, 책을 보거나 컴퓨터 할 때는 써야 합니다. 

몸의 일부가 노화되고 있다는 사실이 좀 우울합니다. 

눈만은 아닐 것입니다. 

몸 곳곳의 기능이 떨어지고 약해질 것입니다. 

당연한데도 몸으로 느낄 때는 우울합니다.

 

자연의 생성과 소멸은 일상입니다. 

생명력으로 충만했던 나뭇잎도 가을이 되어 소멸했습니다. 

젊음도, 아름다움도, 영원할 것 같은 이 땅의 삶도 소멸할 것입니다. 

붙들려고 해도 막을 수 없습니다. 

 

한동안, 아내와 단둘이 살았던 바닷가 집을 그리워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워하지만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너무 빨리 커버리는 아이들을 보며, 품 안에 있을 때를 그리워합니다. 

그러나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지금이 가장 좋을 때라는 것을 알면서도 누리지 못합니다.

지나고 후회하는 어리석은 인생입니다. 

 

그 많은 은혜를 받으며 감사하지 못했습니다.

그 많은 축복을 받으며 누리지 못했습니다. 

 

나에게 주신 것들이 시들어가기 전에 

마음껏 감사하고 누려야 하겠습니다.

곁에 있는 사람이 떠나기 전에 마음껏 사랑해야겠습니다.

볼 수 있을 때 많이 보고, 만날 수 있을 때 자주 만나고, 걸을 수 있을 때 많이 걷고.

그 순간을 소중히 여겨야겠습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 겠다’(윤동주, 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