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에게 설교는 늘 부담입니다.
다른 분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설교하는 것이 여전히 부담됩니다.
새벽설교, 수요설교, 주일설교를 합치면 한주에 여섯 편의 설교를 합니다.
그래서 한주가 설교 준비로 분주합니다.
월요일은 쉬고, 화요일은 수요설교 준비, 목·금·토는 주일설교를 준비합니다.
틈틈이 새벽설교 준비도 해야 합니다.
간혹 화요일에 노회나 시찰회 모임이 있어 지방에 다녀오게 되면
늦은 밤까지 원고를 준비해야 합니다.
그러니 늘 긴장 상태이고 예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 전 기독교방송 간증 프로그램에 한 목사님이 출연했습니다.
설교를 잘하시는 목사님입니다.
사회자가 어떻게 하면 설교를 잘할 수 있냐고 묻자. 두 가지를 말씀하셨는데 제 마음에 박혔습니다.
첫째,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 것.
둘째, 성경을 가르치려고 하지 말고 성경으로 삶을 해석할 것.
설교를 많이 해본 저는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너무나 잘 이해되었습니다.
특히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라는 말이 확 와닿았습니다.
저는 설교를 잘하고 싶었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설교 만큼은 잘하고 싶었습니다.
그 때문에 늘 부담되고 예민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잘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완벽한 준비보다 여백을 많이 두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마음에 여유도 생겼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힘든 이유 중 하나가 너무 잘하려고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완벽하게 준비해서 잘하면 좋겠지만,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하는 것도 괜찮을 것입니다.
오히려 그것이 잘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합니다.
또한 오랫동안 즐기며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나태주 시인의 이런 시가 기억납니다.
너,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조금쯤 모자라거나 삐뚤어진 구석이 있다면
내일 다시 하거나 내일
다시 고쳐서 하면 된다....(생략)
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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