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4-01-14 08:19

육아전쟁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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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일어나면서부터 전쟁입니다.

아이들이 먼저 일어나 싸우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큰애가 동생들과 엮이면 싸웁니다.

편하게 아침을 맞이한 날이 거의 없습니다. 아들 셋 키우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얼마 전 백화점에서 두 딸을 가진 어머니가 다소곳이 앉은 아이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는데 부러웠습니다

저럴 수도 있구나!”

 

그동안 여러 가지 육아법을 참고했지만, 결국 닥치고(?), 군대식입니다.

손 들고 서 있어.” “엎드려뻗쳐.” “방에 들어가.” 고운 말이 없습니다.

저녁 식사 후 청소할 때는 이미 에너지가 바닥난 상태입니다.

이때 싸워서 누가 울기라도 하면 좋은 시간은 끝난 것입니다.

 

애들 샤워시킬 때는 없는 에너지를 끌어와야 합니다.

큰애는 제가 씻기는데, 그렇게 혼나도 싱글벙글합니다.

오늘은 너무 어이가 없어 저도 계속 웃음이 났습니다.

애는 도무지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화가 나 있을 때도 큰애의 웃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종일 엄마의 잔소리에 아빠의 호통치는 소리에 기분이 나쁠 만도 한데, 무슨 영문인지 큰애는 웃습니다

그 표정이 하도 해맑아서 저도 웃었습니다.

 

큰애 둘째를 위해 오래전부터 기도했던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 그늘 없이 밝게 자라게 해주세요.”

남들과 좀 다르다고 기죽지 않게 해주세요.”

하나님은 지금까지 이 기도에 신실하게 응답해 주셨습니다.

간혹 처음 만난 분한테도 아이들이 참 밝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오늘도 큰애는 교회에서 엄마와 아빠의 잔소리를 듣게 될 것입니다.

설명도 하고, 설득도 하고, 협박도 할 것입니다.

잠시 기가 죽겠지만 또다시 신나게 돌아다닐 것이 뻔합니다.

이런 상황이 지칠 때도 있지만

이제 좀 더 커서 사춘기에 들어서면 그리울 것도 같습니다.

그때도 지금의 해맑은 웃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