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3-07-01 23:03

잠자리에서 떠오른 기억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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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 누웠는데 형원이가 묻습니다.

“아빠는 어릴 적에 목사님이 되고 싶었어?”

“어”

“아빠, 나도 목사님 되고 싶어”

 

저는 어머니의 서원기도로 태어났습니다. 

두 딸을 낳고 시댁 식구들에게 구박받으시던 어머니는 

아들을 주시면 바치겠노라 서원하셨습니다. 

제가 태어났을 때 저희 집안은 불교였습니다. 

그런데 가족들이 하나둘 아프기 시작했답니다. 

할머니부터 시작해 할아버지 고모 그리고 나중에는 아버지까지. 

20대 중반의 어머니는 그 무서웠던 시어머니에게 

교인들 모셔다 일주일만 예배를 드리자고 요청했고 두 분의 성도님이 오셨답니다.

그러나 일주일을 채우지 못하고 할머니는 예배를 중단했습니다.

그날 밤, 

할머니는 꿈속에서 마당에 피가 가득한 것을 보셨는데,

하늘에서 깨끗한 물줄기가 내려와 깨끗하게 하더랍니다.

그리고 부엌에는 검은색 책이 놓여있더랍니다. 

어머니는 꿈 이야기를 듣고 

물줄기는 하나님의 은혜이며 검은 책은 성경책임을 확신하셨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가족들을 치유하시고 은혜 베푸실 것을 믿으신 것입니다. 

이후 저희 집은 서울 녹번동으로 이사하였습니다. 

넓은 이층 집은 교회가 되었고 중심교회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장로님으로 교회를 섬기셨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고3 때 서울 화곡동에 온전한교회를 개척하셨습니다. 

제가 목사 안수 받을 때 아버지께 안수를 받았습니다. 그날 말씀이 별로 없으셨습니다. 

힘들게 목회하셨던 아버지는 아들이 목사되는 것을 기쁘게만 여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형원이가 잠자리에서 목사가 되고 싶다니까 그때 생각이 나서 눈시울이 뜨거웠습니다.

그렇게 잠깐 그때 일을 회상하는데….

“아빠, 나 슈퍼윙스 될 거야”

라고 해서 웃었습니다. 

웃고는 있었지만, 눈물은 흘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