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3-09-30 23:04

국군의 날 문득 떠오른 기억

관리자
댓글 0

예전에 군대 있을 때 일입니다.

저는 막내로 태어나 온실의 화초처럼 자랐습니다.

자상한 아버지께서는 대학 때까지 일일이 챙겨주셨습니다.

그런 저는 의존적으로 자랐습니다.

군대에 들어갔을 때 부모님 걱정이 많았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훈련이 빡세다는 이기자 부대에 배치받았으니 오죽 걱정이셨겠습니까?

 

저 또한 그랬습니다.

그런 저에게 하나님은 적절한 때에 휴가를 보내주셔서 그 마나 버틸 수 있었습니다.

자대 배치를 받고 더플 백의 짐을 풀고 있는데,

행정병이 다가와 상록수부대에 편지를 쓰라고 했습니다.

중대마다 한 명씩 써야 하는데, 이제 막 배치받은 막내가 쓰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막 썼습니다. 이등병이 시간이 어디 있습니까? 그냥 되는 대로 썼습니다.

몇 주 후 국방일보에 제가 쓴 편지가 실려있었습니다.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1년 후쯤 되었을 때입니다. 휴가가 너무 가고 싶었습니다.

정기휴가를 가려면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토요일에 저를 찾는 전화가 왔습니다.

저를 부른 것은 연대 정훈과의 대위였습니다.

전에 국방일보에 글이 실린 적이 있는데 포상 휴가를 받았냐는 것입니다.

저는 그런 게 있는지 몰랐다고 하니 그 자리에서 45일 포상 휴가증을 발급해 주었습니다

언제든 휴가를 신청하면 갈 수 있는 휴가증입니다.

 

휴가증을 받아 돌아오는데 뛸 듯이 기뻤습니다.

하나님이 제가 힘든 것을 아시고,

이런 방법으로 휴가를 보내주신 것입니다.

 

화천 이기자 부대 시절,

여리고 약한 제가 참 많이 힘들었지만

하나님은 그때마다 비상한 방법들로

저를 인도하셨습니다.

국군의 날. 그 일이 떠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