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노회 정기회의로 서울 화곡동에 다녀왔습니다.
지난번 준비모임 때 차를 가져갔다가 고생한 기억이 있어
이번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했습니다.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에 내려 다시 지하철을 탔습니다.
내린 곳은 화곡역.
고3때 아버지는 화곡역 앞에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역을 나오면 바로 빌딩이 있었고 작은 지하를 얻었습니다.
아버지는 나무를 사다 단상을 만들고 성가대석을 만들었습니다.
틈틈이 저도 톱질로 도왔습니다.
강대상이 들어오고, 장의자가 들어오고, 샌드위치 패널로 사무실도 작게 만들었습니다.
그 작은 지하교회에서 초등부, 중고등부, 청년부 사역까지 안 해본 것이 없었습니다.
신대원에 입학하고 학비 내기가 어려워
결국 학비가 지원되는 인천의 한 교회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때 마음이 참 힘들었습니다.
화곡역 지하교회는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그러다 제가 뉴질랜드에 있을 때 드디어 지상으로 올라왔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몇 년 후 암 선고를 받으셨고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노회에 교회 폐쇄를 신청하기 위해 회의를 진행하고 서류를 작성하는 일을 제가 해야 했습니다.
교회를 시작할 때도 그리고 폐쇄할 때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 작은 지하교회,
젊은 전도사 시절 아이들과 웃고 울며 보냈던 그 교회.
아버지와 톱질하며 만들었던 단상은 사라졌지만, 그 아름다운 추억은 남아있습니다.
교회 물품을 헐값에 하나하나 팔 때마다 참 많이 속상했지만,
그곳에서 온 가족이 찬양하고 기도했던 시간은 지금의 목회의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화곡역에 내려서 지하교회가 있던 빌딩을 한동안 쳐다보았습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저도 교회를 개척하고 목회하면서
아버지의 마음을 많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힘든 목회를 하시면서 왜 나에게 목사가 되라고 하셨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목회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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