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네이피어는 전에 잠시 살던 곳입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지.
아침에 마당에 빨래를 널고 있는데
공을 차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고
아내는 점심으로 먹을 샌드위치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행복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며칠 전에는 해 뜨는 것을 보기 위해 산 정상까지 올라갔습니다.
어제는 아이들이 도서관에 있는 동안 한 시간 정도 시내를 돌아다녔습니다.
참 좋았습니다.
거주자로 살 때는 몰랐는데 여행자로 와보니 새롭고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많습니다.
거주자에게 일상적인 것들이지만 여행자에게는 감격과 감동을 줍니다.
다시 오지 못할 시간과 장소이기에 사진으로 남겨보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인생을 거주자가 아니라 여행자로 살아갑니다.
우리의 본향은 천국입니다. 그곳에 우리 집도 있고, 우리 아버지도 계십니다.
영적인 가족들도 그곳에 있습니다.
이 땅의 삶은 잠깐의 여행입니다.
천상병 시인도 ‘귀천歸天’이라는 시에서 이 세상 삶을 “소풍”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좋았더라고 말하리라’)
그러니 소풍하듯 살아야 합니다. 여행하듯 살아야 합니다.
영원히 살 것처럼 쌓아두지 말고 필요한 것만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언제든 이 땅을 떠날 때 후회가 남지 않도록 미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용서해야 합니다.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사랑한다고 말해야 합니다.
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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