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4-04-14 08:25

산 기도의 추억

관리자
댓글 0

어제 산상 기도회를 다녀왔습니다.

옥천에 맛있기로 소문난 묵밥 집에서 점심을 먹고

기도원에서 뜨겁게 기도하고,

근처에 있는 부소담악을 걸으며 친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 이렇게 멋진 곳이 있구나 감탄했습니다.

대전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조금만 나가도 좋은 곳이 많습니다.

 

산상기도회 하니까 중학교 때 아버지와 함께 갔던 삼각산 기도가 생각납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제가 어릴 때 서울 평창동 삼각산은 기도산이었습니다.

산에 오르면 서울 전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그곳에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버스를 타고 평창동에 내려, 걸어서 40분 정도 올라가면 산 중턱쯤이 이릅니다.

아버지께서는 지형아! 아빠는 여기서 기도할 테니 너는 저쪽에서 기도해라하셨습니다.

그때 제가 무슨 마음으로 어떤 기도를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단지 아버지와 함께 서울 시내를 바라보며 서 있었던 것,

그리고 바위 위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셨던 아버지의 모습이

그림처럼 남아 있습니다.

 

산상기도 하니까 또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뉴질랜드에 살 때, 오클랜드에 있는 에덴산(마운트 이든)이란 곳에 올라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가 밤이었습니다.

이곳도 삼각산처럼 오클랜드 시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한쪽에서 기도하는 소리가 들려 가보았습니다.

한국 분들이 이었습니다. 통성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는데 가슴이 뜨거웠습니다.

지난 안식월에 그 산에 가보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이렇게 잘살 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이렇게 기도하셨던 믿음의 선배들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절박한 심정으로 캄캄한 어둠 속에서 드렸던 산기도.

철야로 밤을 지새우며 드렸던 그 기도.

우리의 부모님들은 그렇게 기도로 어려움을 헤쳐 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