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4-07-27 17:07

교회가 좋으니까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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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형원이는 어린이집 다니는 것을 싫어해서 그만두었습니다.

선생님이 보내주신 사진 속 형원이는 늘 우울해 보였습니다.

 

물놀이, 공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도 표정은 굳어있고 슬퍼 보였습니다. 

내년에 유치원에 가야 하는데 잘 적응할지 걱정입니다. 

그런 형원이가 교회에서만큼은 활기가 있습니다. 

교회를 너무나 좋아합니다.

 

형원이를 보며 제 어릴 적을 생각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중학교 때까지 늘 우울했습니다. 

주일 저녁이면 학교 갈 생각에 마음이 어두워졌고, 

주중에는 주일만을 기다렸습니다. 

고등학교는 미션스쿨에 다녀서 좋았습니다. 

 

부목사로 사역할 때입니다.

서너 시간 잠자고 새벽기도를 인도하러 교회에 갔습니다. 

캄캄한 예배당 강대상 뒤에서 엎드려 기도하고 있는데 

마음이 그렇게 편하고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몸은 피곤했지만, 영혼은 맑았고 마음은 평안했습니다. 

익숙함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릴 적부터 교회는 제 삶의 중심이었습니다. 

학교도 친구도 아닌 교회가 말입니다.

 

학교에 안 나가도 괜찮고 친구가 없어도 괜찮지만 교회가 없으면 힘들었을 것입니다.

목사가 아니어도 주일에는 예배를 드려야만 하고,

어느 교회에서 찬양 인도나 교사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주방 봉사라도.

 

그 교회가 어떻든 상관없이 

내가 있어야 할 곳을 찾아 묵묵하게 신앙생활을 할 것입니다. 

그게 좋으니까. 난 교회를 좋아하니까. 

사람이 아니라 건물이 아니라 프로그램이 아니라 교회가 좋으니까. 

 

신학을 공부하고 교회가 예수님이라는 사실을 알고부터,

교회가 성도라는 사실을 깨닫고부터

내가 사랑한 대상이 예수님이라는 사실에

내가 좋아한 대상이 성도라는 사실에 감격하게 됩니다.

어릴 적부터 교회를 좋아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