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4-09-25 15:58

할 수 있을 때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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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에 외할머니를 뵙고 왔습니다. 

연세가 97세입니다. 여전히 밝고 건강하십니다. 

고단한 인생을 사셨고 아픔과 상처도 많으셨습니다. 

할머니는 이제 사람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또 같은 말만 계속 반복합니다.

우리 세 아이를 둘러보시며, 

“네 아이니?. 참 대견하다.” 

제 아내에게 “애들 엄마니?” “어쩜 좋니, 키우느라 고생했다.” 

소녀처럼 소리내어 웃으십니다.

그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인생의 말년에 저렇게 웃을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일찍 사별하셨고, 두 명의 자식과 두 명의 사위를 

천국에 보내는 아픔을 겪으셨습니다.

그래도 항상 감사를 잃지 않으셨습니다. 

“얼마나 감사하냐!” 늘 하시던 말씀입니다. 

저는 할머니가 원망하고 불평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할머니의 아픔과 상처를 기억에서 삭제하셨습니다. 

이제는 목사 손주를 위해 기도하지 못하지만, 

그동안 드리셨던 기도의 열매로 

저희 가정은 축복을 많이 받았습니다. 

 

우리도 시간이 지나면 몸은 약해지고 기억력은 가물거려질 것입니다. 

시력이 약해져 성경책 보는 것도 힘들 것입니다. 

기도할 힘도 없어질 것입니다. 

그때까지는 주님을 위해 충성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위해 온전히 헌신할 수 있는 완벽한 때는 없습니다. 

늘 부족함 가운데 헌신하는 것입니다. 

지금 하지 못하면 앞으로도 못합니다. 

 

기도할 수 있을 때, 성경을 볼 수 있을 때, 예배 할 수 있을 때, 

봉사할 수 있을 때, 하셔야 합니다. 

자녀와 손주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신앙입니다. 

여러분의 기도는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고 하늘 보좌에 상달됩니다. 

그 기도를 통해 하나님은 일하십니다. 

 

“때가 아직 낮이매 나를 보내신 이의 일을 우리가 하여야 하리라 

밤이 오리니 그 때는 아무도 일할 수 없느니라”(요한복음 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