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가끔 갑니다.
얼마 전 아이들과 산책하다가 산길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집 앞에 있는 절 뒤편에서 산 정상으로 연결된 길입니다.
궁금하던 차에 올라가 보았습니다.
사람들 발길이 닿지 않고
정비되지 않은 길이어서 좋았습니다.
중턱쯤에 약수터도 있어서 잠시 쉬며 생수도 마셨습니다.
겨울 산이라 바깥이 훤히 보여, 대전 시대를 한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산에 오르고 내리며 여러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수영이나 걷기 뛰기 등의 운동을 할 때는 생각할 여유가 없는데,
등산은 무언가를 계속 생각하게 합니다.
‘점심으로 뭘 먹을까? 이곳에 어떻게 묘(墓)가 있을까? 커피를 가져올걸….’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런 생각 저런 생각 중에, 가장 많이 한 생각은
‘참 감사하다 ’입니다.
좋은 곳에 살고 있어 감사했습니다.
집주인이 집세를 올리지 않아 이렇게 좋은 곳에 계속 살 수 있어 감사.
그러고 보니 교회 임대료도 한 번도 안 올랐네요. 이것도 감사.
감사하다 보니 산에서 내려와 집 근처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행복한 고민,
‘감자탕을 먹을까? 고기국수를 먹을까?’ 하다 감자탕을 먹었습니다.
맛있어서 또 감사.
집에 와 씻고 커피를 내려 소파에 앉아 창밖을 보며 드는 생각.
‘참 감사하다’
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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