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세 수도원에서는 이렇게 인사했다고 합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다가오는 것이지만,
그것을 떠올릴 때면 가슴 한쪽이 싸해집니다.
목사라고 해서 죽음이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혹시 고약한 질병에 걸리면 어쩌지?’ 하는 막연한 걱정부터,
남겨질 가족들에 대한 염려까지.
그 생각이 꼬리를 물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그러다 결국, ‘죽음은 그때 가서 생각하자’며 스스로를 달랩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도 많고,
감당해야 할 어려움도 산처럼 쌓여 있는데,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며 현재를 낭비할 수는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내일 일을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날로 족하니라.” (마태복음 6:34)
죽음을 기억하는 것은 교만에 빠지지 않기 위함이지,
불필요한 두려움으로 오늘을 낭비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메멘토 모리’는 더 온전히, 더 겸손하게,
더 감사하며 살아가라는 뜻이 아닐까요.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하게 둡시다.
오늘 하루의 무게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오늘을 살아갑니다.
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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