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2-05-29 00:08

세상에 살고 있으나 세상에 속해있지 않은 특별한 사람들

관리자
댓글 0

세상에 살고 있으나 세상에 속해있지 않은 특별한 사람들

오랜 뉴질랜드 사역 중에 휴가를 받아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공항에 도착하니 비행기에서 내리는 그 순간부터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등의 한국말이 정말 반갑고 좋았습니다. 

곳곳에 붙어있는 안내표지판도 한국어로 표기되어있고 안내 방송에서도 한국말이 먼저 나왔습니다. 

짐을 찾고서 "입국" 문을 나서는 순간, 

익숙한 한국인들과 간판들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그간의 나도 몰랐던 긴장이 확 풀렸고 알 수 없는 설움에 잠시 울컥했습니다. 

뉴질랜드가 인종차별이 거의 없는 나라 중 하나라고 하지만 

이방 땅에서 겪은 크고 작은 서러운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내 나라'에 대한 소중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학창시절 책으로 배웠던 '나라를 지킨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감사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몸소 경험했던 것입니다. 

비영어권 민족이라는 이유 하나로 인도인에게 무시당했던 일, 

나의 신용카드를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아내)이 사용하면 안 된다며 

카드를 잘라버리겠다고 말한 은행원의 무례한 태도 등 

한국이었으면 당하지 않았을 부당한 일들을 겪었습니다. 

휴가를 끝내고 다시 뉴질랜드로 돌아갔을 때는 

좀 더 당당하게 그러한 일들을 감당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나는 그 나라에 주님이 맡기신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 잠시 왔고 

어떠한 무시와 부당함이 있어도 기죽지 않아도 되는 자랑스러운 

나의 나라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언제든지 돌아가서 나의 모국어를 사용하며 

나의 권리를 침해받지 않으며 살 수 있는 

나의 나라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이처럼 우리 모두도 이 땅에서 하나님 주신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는 

외국인의 신분과 같습니다. 

이 여행이 끝나면 돌아가야 할 하나님 나라가 있습니다. 

이 신분과 목적을 잃어버린다면 

세상 사람들의 큰 집과 좋은 차, 대단한 학력과 비교하다가 기죽고 

우리의 자존감도 땅에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과 

하늘의 시민권자로서의 신분을 기억하며 살아간다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전부 가진 사람처럼, 

왕의 아들과 같은 자신감을 가지고 살게 됩니다. 

 

젊은 부모들은 자녀를 키우는 방향부터가 달라집니다. 

지인의 아이와 비교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세상에 펼쳐진 문화 앞에서 두려워하거나 

잘난 사람 앞에서 굽신거리지 않아도 됩니다. 

세상이 금수저냐 은수저냐를 따지고 있을 때 

우리는 그저 성실히 사명을 감당하면 됩니다. 

비록 잘난 남편이 못되어도, 때로는 부족한 엄마였어도, 

사회에서 큰 영향력이 없었을지라도, 

부모님께 자랑스러운 자식이 되지 못했을지라도 

다 괜찮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왕으로 섬기는 백성이며 

맡겨주신 사명을 감당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존경받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일 안에는 

훌륭한 부모와 존경스러운 교사와 칭찬받을 만한 직장인이 되는 

모든 것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가 하나님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날 제게 완벽한 아빠였느냐 완벽한 남편이었느냐 

완벽한 목사였느냐고 물어보지 않으시고, 

'내 명령을 다 지키고 충심으로 나를 섬겼느냐?'고 물으실 것 같습니다. 

그러면 '저는 부족한 사람이었으나 왕이신 하나님 앞에서 떠나지 않고 

목사와 아빠와 남편의 역할을 감당했습니다'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에게 여러 가지 호칭이 있으나 

우리의 가장 중요한 본질은 

왕이신 하나님을 위해 존재하는 '그분의 백성'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자녀로 삼아주시기까지 하셨습니다. 

이 특별한 신분으로서 위로를 받고 격려도 받으시고 

세상에서 기죽지 말고 가슴 펴고 당당하게 왕을 명령을 받들어 사명을 감당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