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3-05-28 00:00

조용한 석탄일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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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앞이 광수사입니다.

제방 창문 밖으로 광수사가 보입니다.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인데 조용하고 차분합니다.

 

작년의 경우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끌벅적했습니다.

사물놀이, 국악, 밴드 등 그야말로 축제였습니다.

그런데 오늘을 조용합니다. 

비가 오기 때문입니다.

 

축제를 준비하는 처지에서 난감했을 것입니다.

아쉽기도 했을 것이고요.

그러나 차분한 가운데 부처님 오신 의미를 되새기는 것도

괜찮지 싶습니다.

 

주일 설교를 준비하며 이런 우스운 생각이 듭니다.

‘혹시 나 때문 아니야?

하나님이 목사 설교준비라고 그러신 거 아니야?’

 

목사 집 앞이 절이라 웃긴 일들이 많습니다.

어제 저녁에는 축제를 준비하는 광경을 보면 희수가 하는 말,

“아빠, 귀신축제 준비하는 거야?”

 

지난번에는 의성이와 집 밖을 나오는데

(현관문 앞에 대형 불상이 있습니다.)

불상 앞에 절하는 사람들을 보며

“아빠, 저 사람들 우상한테 절한다.”

라고 해서 입을 틀어막은 적도 있습니다.

 

어떤 분은 절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고 하기도 하는데

저는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 때문에 광수사가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염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