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마지막 날은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날입니다. 아내는 임종 때의 기억이 저와 달랐습니다.
제 기억은 아버지는 그날 어머니와 외할머니를 모시고
차를 몰고 큰누나의 집에 가셨습니다.
가시는 길에 “오늘따라 이 길이 참 쓸쓸하다” 하셨고
오는 길에 화장실에 들르셨는데 차에 오르자 기침을 심하게 하시고
외할머니 품에서 돌아가신 것입니다.
아내 기억은,
어떻게 아버님이 운전하셨겠느냐며
누나 차를 이용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카카오톡 가족 대화방에
그날 일에 관해서 물었습니다.
제 기억이 맞았습니다.
감사했던 것은,
그날 일을 기억하며 어머니께서 웃으셨다는 것입니다.
아버지께서 기침하실 때 외할머니께서 방언 기도하시며
기침 마귀 물러가라고 하셨는데 그 일이 너무 웃긴다는 것입니다.
큰누나는 그날 두부를 먹고 싶다고 해서 아버지께서 사 오셨는데
지금도 두부를 먹을 때마다 그날 일이 생각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두부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그날 일을 웃음으로 대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큰누나가 그날 일을 기억하며 두부를 맛있게 먹을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두부를 안 먹잖아”가 아니어서)
그것은 죽음이 영원한 이별이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버지께서도 천국에서 보시면서 흐뭇해하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