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떠나기 전 항상 하는 일이 있습니다.
책상을 정리하는 일입니다.
아이들에게도 멀리 떠나기 전
자기 물건을 정리하라고 시킵니다.
제가 이렇게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오래전에 어떤 목사님이
아침에 어머니께
"다녀올게요"라고 인사하고 출근했는데
조금 후 뉴스에
자신이 방금 지나온 성수대교가 무너졌다는 소식을 접했답니다.
이후 아침 인사가 바뀌었답니다.
"어머니! 갈게요"
"올게요"가 빠진 것입니다.
그 누구도 한 치 앞의 일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올게요"를 확신할 수 없는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정리하는 일은 꼭 필요합니다.
내가 벌여 놓은 것들 때문에 주변 사람이 힘들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책상을 정리하고 서랍을 열어보니 물건이 별로 없습니다.
‘언젠가 쓸 일이 있겠지’라고 쟁여놓은 것들을 모두 버렸습니다.
안 쓸 것이 뻔합니다.
결국 정리하는 일이란 버리는 것입니다.
쓸 것만 빼고 버려야 정리가 됩니다.
쌓고 쌓아 지저분한 인생이 아니라,
나누고 흘려보내 깨끗한 인생이 되고 싶습니다.
누군가 내 삶의 자리를 정리해 줄 때,
‘참 깔끔한 사람이었어’라고 기억되고 싶습니다.
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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