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23-08-19 22:57

오래된 숙소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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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30년째 같은 곳을 가고 있지만
해마다 새로운 기쁨을 느낍니다. 

강원도 오색에 있는 온천장은 아버지 때문에 가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오래전 설악산에서 모텔을 운영하셨는데
그때 알게 된 곳입니다. 
아버지께서는 투병하실 때 이곳에 와서 쉬셨습니다.
대학 때 친구들과 오기도 했고
대학원 때 동기들과 오기도 했습니다. 
간혹 혼자 올 때도 있었습니다. 
결혼 후 단둘이 오다가
이제 아들 셋을 데리고 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시설은 낡고 노후되었지만, 저에게는 이곳만큼 
편하게 쉴 수 있는 곳도 없습니다. 
이번 휴가 때는 철환이와 성준이가 왔다 갔습니다. 
고기도 구워 먹고 주전골의 멋진 경관도 보았습니다. 
휴가 때 마땅히 갈 곳이 없다 해서 오라고 했는데
목사를 어려워하지 않고 먼 길 온 것이 기특하고 고마웠습니다. 

양양은 참 많이 변했습니다. 
젊은이들의 서핑 성지가 되었고 고즈넉한 바다의 풍광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색의 온천장은 예전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양양 나들목에서 오색으로 올라가는 길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드라이브 코스입니다. 
계곡을 따라 펼쳐진 경치는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거리가 멀어 휴가를 받았을 때나 한번 오는 곳.
나의 젊은 시절과 가족과의 추억이 어려있는 곳.
언제든 찾아가 편히 쉴 수 있는 곳
그래서 더없이 소중한 곳.

오랫동안 이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면 좋겠습니다.